🧳 기본권 여행 — 네 가지 이야기

⏱ 3차시 (120분) 초등 3~6학년 제11조제12조제19조제20조제21조

1단계 — 생각 열기: 권리가 하나도 없는 학교 (10분)

눈을 감고 30초만 상상해 봅시다. 권리가 하나도 없는 학교가 있다면, 그곳의 하루는 어떨까요?

  • 내 생각을 말하면 혼이 납니다.
  • 믿는 것 때문에 놀림을 받습니다.
  • 여자라서, 또는 남자라서 하고 싶은 것을 못 합니다.
  •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어른이 마음대로 내 물건을 뒤집니다.

눈을 뜨고 이야기해 봅시다.

  • 그 학교에 다니고 싶은가요? 왜 다니기 싫을까요?
  • 그 학교에 없는 것은 무엇일까요?

다행히 우리에게는 그런 일을 막아 주는 약속이 있습니다. 바로 헌법에 적힌 기본권 입니다. 오늘부터 세 시간 동안, 네 명의 가상 친구 이야기를 따라가며 우리를 지켜 주는 권리들을 찾아가는 여행을 떠납니다.

2단계 — 네 가지 이야기 (30분)

모둠마다 이야기 한 편씩을 맡아 읽습니다. 이야기 속 친구들은 모두 가상의 인물입니다. 읽고 나서 두 가지를 찾아보세요 — 이 친구는 무엇을 빼앗겼나요? 이 친구에게는 어떤 권리가 필요한가요?

이야기 ① 마루의 학급 신문 마루는 학급 신문 기자입니다. 이번 호에 “급식에 채소 반찬만 너무 많아요. 학생들의 의견을 조사해서 식단에 반영해 주세요”라는 글을 썼습니다. 친구들 서른 명의 서명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어른이 말했습니다. “불평하지 마. 그 글은 내려라.” 마루는 거짓말을 쓴 것도, 누구를 놀린 것도 아닌데요. 마루는 신문에서 자기 글이 사라진 것을 보고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이야기 ② 새봄이의 전학 첫 주 새봄이는 이번 주에 전학을 왔습니다. 새 학교에서는 다음 주에 어떤 종교 행사에 다 같이 참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봄이네 가족은 그 종교를 믿지 않습니다. 새봄이가 조심스럽게 “저는 안 가면 안 될까요?”라고 물었더니, “다 가는 건데 너만 왜 그래?”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새봄이는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믿는지, 믿지 않는지는 내 마음속의 일인데.’

이야기 ③ 가온이와 바다의 방과 후 가온이는 축구를 좋아합니다. 발도 빠르고 슛도 정확합니다. 그런데 방과 후 축구를 하러 갔더니 “여자는 응원이나 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같은 날, 바다는 요리 교실에 갔습니다. 바다의 꿈은 요리사입니다. 그런데 누군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남자가 무슨 요리야?” 두 사람은 각자 집으로 돌아가며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건데, 왜 안 된다는 걸까?’

  • 가온이와 바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 무엇이 잘못됐을까요? → 함께 읽어요: 제11조 평등권

이야기 ④ 온유의 가방 쉬는 시간, 교실에서 물건 하나가 없어졌습니다. 그러자 한 어른이 아무 설명도 없이 온유를 지목하더니, 이유도 묻지 않고 온유의 가방을 열어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반 친구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가방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온유는 마치 자기가 잘못한 사람이 된 것 같아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 온유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 무엇이 잘못됐을까요? → 함께 읽어요: 제12조 신체의 자유 — 사람의 몸과 물건은 함부로 할 수 없고, 어른도 절차를 지켜야 한다 는 원리가 담겨 있습니다.

모둠 발표와 권리 지도. 모둠 발표가 끝나면, 칠판 가운데에 ‘나’를 그리고 네 이야기에서 찾은 권리 네 개를 지도처럼 이어 붙여 봅시다. 말할 자유, 믿을 자유, 차별받지 않을 권리, 함부로 당하지 않을 권리 — 모두 한 사람을 지키는 울타리입니다.

3단계 — 역사 한 조각: 권리는 처음부터 있지 않았다 (15분)

이 권리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요구하고 지켜 온 것입니다.

  • 우리나라 헌법은 1948년 7월 17일 제헌헌법으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우리가 쉬는 국경일 제헌절 이 바로 이날을 기념하는 날이에요.
  • 지금 우리가 쓰는 헌법은 1987년,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뽑게 해 달라”고 요구한 끝에 크게 고쳐졌고, 국민투표로 확정되어 1988년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 멀리 독일도 비슷합니다. 독일은 나치 정부가 사람들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던 아픈 역사를 깊이 반성하며, 1949년 5월 23일 새 헌법인 기본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지키고 싶은 약속인 기본권을 헌법의 맨 앞 에 두었지요. (사람이라서 소중해 수업에서 만난 그 이야기입니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

  • 기본권은 누가 우리에게 선물한 것일까요, 아니면 사람들이 요구하고 지켜 온 것일까요?
  • 지금 우리가 누리는 권리를 당연하게 여겨도 될까요?

4단계 — 판별 과제: 보호되는 말일까 (20분)

이야기 ①의 마루를 다시 떠올려 봅시다. 마루의 글은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모든 말이 다 보호될까요? 사례 카드 다섯 장을 읽고, 각자 판단해 봅시다.

  • O =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는 말
  • X = 보호되지 않는 말
  • △ = 생각이 나뉘는 말

카드 1. “급식이 맛없어요. 바꿔 주세요”라고 건의함에 쓰기 카드 2. “선생님의 그 결정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라고 의견 말하기 카드 3. 친구 외모를 놀리는 별명을 지어 퍼뜨리기 카드 4. 사실이 아닌 소문을 지어내서 퍼뜨리기 카드 5. “우리 반 규칙이 불공평해요”라고 항의하기

카드마다 O·X·△ 팻말을 들고,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이야기합니다. 그다음이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 기준을 여러분의 말로 정리해 보세요.

  • 카드 1·2·5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생각과 의견을 말한 것)
  • 카드 3·4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사람을 겨눈 공격, 지어낸 거짓)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생각과 의견은 어른을 비판하는 말이라도 넓게 보호됩니다. 하지만 남의 존엄을 밟는 말과 지어낸 거짓말 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되지 않습니다. △로 의견이 갈린 카드가 있다면, 어느 쪽이 맞는지 선생님이 정해 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갈린 채로 두고, 서로의 이유를 들어 두는 것도 공부입니다.

5단계 — 역할극: 부딪히는 권리 (25분)

모둠별로 이야기 ③(가온이와 바다) 또는 이야기 ②(새봄이) 중 하나를 고릅니다. 반드시 이야기 속 가상의 이름 으로만 연기합니다.

1막 — 권리가 다치는 장면 (30초) 이야기 속 장면을 짧게 보여 줍니다. 어떤 말에서 권리가 다치는지가 드러나면 충분합니다.

2막 — 결말 바꾸기 (1분) 같은 장면을 처음부터 다시 연기하되, 이번에는 누군가 한 사람이 다르게 행동해서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는 결말로 바꿉니다.

  • 예: “가온이가 우리 팀 하면 우리가 이기지!” / “바다야, 네가 만든 요리 먹어 보고 싶어.” / “새봄이는 새봄이가 정하면 돼. 억지로 가는 건 이상해.”

관객의 임무. 보는 사람은 탐정이 됩니다 — 어느 순간, 누구의 어떤 말에서 장면이 바뀌었나요? 역할극이 끝나면 ‘바뀐 순간’을 찾아 말해 봅시다.

  • 결말을 바꾼 사람은 특별히 힘이 센 사람이었나요, 용기를 낸 사람이었나요?

6단계 — 정리 + 가족 인터뷰 과제 (20분)

오늘 만난 네 가지 권리를 한 문장씩 내 말로 정리해 봅시다.

표현의 자유란 ______ 이다. 종교와 양심의 자유란 ______ 이다. 평등권이란 ______ 이다. 신체의 자유란 ______ 이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 과제, 가족 인터뷰 를 안내합니다. 이야기 ③에서 가온이와 바다가 들은 말은, 옛날에는 훨씬 더 흔했다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집의 어른(부모님, 조부모님, 이모, 삼촌 — 누구든 좋아요)께 직접 여쭤 보고 워크시트에 기록해 옵니다.

  • “어른이 어렸을 때, 여자와 남자가 다르게 대해진 일이 있었나요?”
  • “지금과 무엇이 달라졌나요?”

다음 시간에 인터뷰 내용을 나눕니다. 두 가지를 꼭 기억하세요.

  • 이 인터뷰는 하고 싶은 사람만 하는 선택 과제 입니다. 사정이 있어 못 해도 전혀 괜찮습니다.
  • 우리가 조사하는 것은 ‘세상이 어떻게 달라졌나’이지, 누구네 집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지가 아닙니다. 서로의 가족을 비교하지 않습니다.

선생님 메모

  • 차시 배분 권장: 1차시 = 12단계 / 2차시 = 34단계 / 3차시 = 5~6단계.
  • 이야기 ②(종교)를 다룰 때 특정 종교를 좋게도 나쁘게도 말하지 않도록 유의하세요. 핵심은 ‘어떤 종교가 옳은가’가 아니라 믿을 자유와 믿지 않을 자유가 똑같이 보호된다 는 것입니다. 교실에 여러 종교의 학생이 있을 수 있으므로, 특정 학생의 종교를 묻거나 발표시키지 않습니다(보이텔스바흐 원칙 — 토론가이드 참고).
  • 이야기 ④(가방 검사)는 실제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안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특정 교사나 학교의 잘잘못을 따지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어른도 지켜야 할 절차가 있다’는 원리 수준까지만 다루세요. 실제 사건이 언급되면 일반화된 원리로 되돌려 줍니다.
  • 가족 인터뷰는 가정 상황이 드러나는 활동입니다. 반드시 선택 과제로 안내하고, 발표를 강요하지 마세요. 조손 가정·한부모 가정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전제로 “집의 어른 누구든”이라고 안내하고, 가정 형편이 비교되는 발문(“누구네 집은…”)은 피합니다.
  • 연계 수업: 기본권이란 무엇일까(개념 첫 만남) · 사람이라서 소중해(존엄 심화) · 모두의 자리 — 차별과 평등(평등 심화). 워크시트·평가지: 워크시트 — 기본권 여행과 가족 인터뷰 · 형성평가 — 기본권 여행.
  • 이 수업은 독일 연방정치교육원(bpb)의 초등 정치교육 사이트 HanisauLand의 ‘기본권(Grundrechte) 수업 단원’을 한국 헌법 제2장에 맞게 재구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