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통신문 — 우리 아이 지금은 ① (3~4세) 떼쓰기와 "내가 할래!"

가정통신문 학부모

안녕하세요, 학부모님.

오늘부터 새로운 편지 시리즈 ‘우리 아이 지금은’을 보내드립니다. 아이의 나이마다 찾아오는 특징적인 행동들이 있습니다. 어른의 눈에는 낯설고 때로는 힘겨운 그 행동을, 발달의 흐름과 존엄의 눈으로 함께 읽어 보려 합니다. 참고로 독일에는 아이의 ‘지금 나이’에 맞춘 편지가 정기적으로 집에 배달되는 오래된 제도가 있는데, 두 돌 무렵 도착하는 편지는 떼쓰기를 문제 행동이 아니라 “세상을 알아가고 자기 효능감을 배우는 발달의 필수 과정”으로 소개합니다. 이 시리즈도 그런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이 시기, 아이에게는 무슨 일이

3~4세 무렵의 아이는 “내가! 내가 할래!”를 입에 달고 삽니다. 신발을 혼자 신겠다고 우기고, 도와주려 하면 오히려 화를 냅니다.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바닥에 드러눕고 우는 일도 잦습니다. 어제까지 순순히 따르던 아이가 갑자기 사사건건 “싫어”를 외치면 부모는 당황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아이의 마음속에 ‘나’라는 존재가 또렷해지는 때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건 내 의지야”라는 감각을 느끼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떼쓰기는 버릇이 나빠진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간극에서 아이가 느끼는 좌절을 다루는 법을 아직 배우는 중이라는 신호입니다.

존엄의 눈으로 읽으면

헌법 제10조는 모든 사람이 존엄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 시기 아이의 “내가 할래!”는 바로 그 권리의 아주 작은 첫 문장입니다. 서투르더라도 스스로 선택하고 시도해 보려는 마음은, 훗날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어른이 되는 씨앗입니다. 그러니 이 시기의 고집은 억눌러야 할 문제가 아니라, 안전하게 펼쳐질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할 성장입니다.

이렇게 말해 보세요

  • “안 돼, 하지 마!” → “지금은 위험해서 안 되지만, 이건 네가 해 볼 수 있어.”
  • “빨리빨리 좀 해!” → “천천히 해도 괜찮아. 시간은 넉넉해. 스스로 해내는 걸 보고 싶어.”
  • “떼쓰지 마, 그만해!” → “많이 속상했구나. 진정될 때까지 엄마가 옆에 있을게.”
  • “네 마음대로 할 수 없어!” → “이 옷 입을래, 저 옷 입을래? 네가 골라도 돼.”

비결은 두 가지입니다. 안전이 걸린 일이 아니라면 스스로 해 볼 시간을 기다려 주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을 허용할 수는 없더라도 고를 수 있는 선택지 두 개 정도를 주는 것입니다. 감정이 크게 폭발했을 때는 말로 설득하려 하기보다, 그저 안전하게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가 많습니다.

이번 주에 한 가지만

이번 주, 아이가 “내가 할래!”라고 하면 결과가 조금 서툴러도 한 번은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그리고 다 하고 나면 “혼자 해냈구나” 하고 말해 주세요.

아이마다 발달의 속도와 모습은 다릅니다. 이 편지는 일반적인 경향을 소개할 뿐이니, 우리 아이만의 속도를 존중해 주세요. 행동이나 발달이 계속 걱정되실 때는 가까운 육아종합지원센터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늘 아이와 함께 애쓰시는 학부모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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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조 ·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