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통신문 — 우리 아이 지금은 ⑪ (14~15세) 흔들리며 서는 아이

가정통신문 학부모

안녕하세요, 학부모님.

‘우리 아이 지금은’ 시리즈, 열한 번째 편지를 보내드립니다.

이 시기, 아이에게는 무슨 일이

14~15세 무렵의 아이는 좋아하는 것도, 옳다고 믿는 것도 자주 바뀝니다. 어제 좋아하던 것을 오늘은 시시하다고 하고, 얼마 전까지 부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아이가 이제는 “저는 생각이 달라요”라고 말하기 시작합니다. 친구들과의 관계, 좋아하는 문화, 세상을 보는 눈까지 하루가 다르게 요동칩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갈피를 못 잡는 것처럼 보여 불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는 아이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던지는 정체성 탐색기입니다. 여러 가치관과 취향을 입어 보고 벗어 보며 자기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어제와 오늘의 생각이 다른 것은 혼란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자라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존엄의 눈으로 읽으면

헌법 제19조는 양심의 자유를, 제10조는 인간의 존엄을 보장합니다. 부모와 다른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아이가 남의 생각을 그대로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사람으로 자라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생각이 아직 서툴고 자주 바뀌더라도, 그것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자리를 찾아 서 보는 연습입니다. 아이의 생각을 정답인지 아닌지로 판단하기보다, 그 생각이 나온 이유를 먼저 물어봐 주는 것이 이 시기에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존중입니다.

이렇게 말해 보세요

  • “너답지 않게 왜 그래?” → “요즘 네 생각이 궁금해.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게 됐어?”
  • “그건 아니야, 엄마 아빠 말이 맞아.” →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나는 조금 다르게 보는데, 왜 그렇게 느꼈는지 더 들어보고 싶어.”
  • “왜 자꾸 예전이랑 딴사람처럼 굴어?” → “생각이 바뀔 수도 있지. 지금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싶어.”
  • “친구 따라서 이랬다저랬다 하지 마.” → “네가 어떤 걸 좋아하고 중요하게 여기는지, 천천히 찾아가면 돼.”

비결은 두 가지입니다. 아이의 생각을 즉시 고쳐주려 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 생각의 이유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부모와 다르게 생각한다고 해서 반드시 반박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구나” 한마디만으로도 아이는 자기 생각을 안심하고 다듬어 갈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 한 가지만

이번 주, 아이가 부모와 다른 의견을 말하면 곧바로 반박하지 말고 “왜 그렇게 생각해?” 하고 한 번 더 물어봐 주세요. 답이 서툴러도 끝까지 들어봐 주세요.

아이마다 발달의 속도와 모습은 다릅니다. 이 편지는 일반적인 경향을 소개할 뿐이니, 우리 아이만의 속도를 존중해 주세요. 행동이나 발달이 계속 걱정되실 때는 가까운 육아종합지원센터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늘 아이와 함께 애쓰시는 학부모님을 응원합니다.

🔗 관련 기본권

제10조 ·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제19조 · 양심의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