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 생각 열기: 내 관심 분야에도 법이 있을까 (10분)
퀴즈로 시작합니다. 손을 들어 대답해 보세요.
-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 — 게임이 속한 문화산업에는 법이 있을까요?
- 아이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 한류에는요?
- 기후 변화가 걱정되는 사람? — 기후에는요?
“에이, 그런 것까지 법이 있겠어요?”라는 반응이 나올 차례입니다. 그런데 있습니다. 그것도 그냥 법이 아니라 그 분야 전체의 방향을 정하는 기본법이라는 이름의 법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이런 기본법이 무려 84개나 있습니다. 문화산업에도, 한류에도, 기후에도 하나씩요.
기본법이 무엇인지 한 줄로 정의하고 시작하겠습니다. 기본법이란 어떤 분야에 대한 국가의 공식 약속입니다 — 그 분야가 지향할 이념을 선언하고, 국가가 할 일(책무)을 정하고, 계획을 세우겠다고 법률의 형태로 약속한 문서입니다. 오늘 우리는 각자 좋아하는 분야를 하나 골라, 그 분야에 국가가 어떤 약속을 해 두었는지 직접 찾아가 볼 겁니다.
2단계 — 개념 만나기: 3층 구조와 7가지 부품 (15분)
탐험을 떠나기 전에 지도 읽는 법부터 익힙니다. 주제 특집 기본법이란 무엇인가를 화면에 띄워 두 가지만 함께 확인합니다.
첫째, 3층 구조입니다. 법의 세계는 건물처럼 층이 있습니다.
- 헌법 — “모든 국민은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처럼 큰 방향을 선언합니다.
- 기본법 — 그 분야의 설계도를 그립니다. 교육의 이념, 국가의 책무, 세워야 할 계획을 정합니다. (교육기본법)
- 개별 법률 — 실제 시공을 맡습니다.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등)
둘째, 7가지 표준 부품입니다. 84개 기본법은 이름도 분야도 제각각이지만, 뜯어 보면 놀랄 만큼 비슷한 뼈대를 갖고 있습니다.
① 기본이념 ② 책무 ③ 다른 법률과의 관계 ④ 계획 ⑤ 위원회 ⑥ 보칙 ⑦ 벌칙
이 해부학을 알면 처음 보는 법도 무섭지 않습니다. 오늘의 읽기 전략은 딱 세 가지 질문입니다.
“이념이 뭐지? 누구의 책무지? 무슨 계획을 세우게 했지?”
이 세 질문만 던지면 어떤 기본법이든 절반이 보입니다. 법률 전체를 다 읽을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제 탐험을 떠날 준비가 되었습니다.
3단계 — 탐험 활동: 지도에서 내 분야 찾기 (25분)
모둠(또는 개인)별로 진행합니다. 워크시트 ‘기본법 해부 조사지’를 나눠 받으세요.
- 분야 고르기 — 내가 좋아하거나 궁금한 분야를 하나 정합니다. 게임, 음악, 스포츠, 환경, 우주, 반려동물, 무엇이든 좋습니다.
- 지도에서 찾기 — 분야별·산업별 기본법 지도를 엽니다. 15개 상임위원회 아래 84개 기본법이 모두 펼쳐져 있습니다. 내 분야의 기본법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세요.
- 원문 열기 — 찾았으면 법명을 클릭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진짜 법령 원문이 열립니다. 교과서 요약본이 아니라, 국회가 만든 법 그 자체입니다.
- 해부하기 — 조사지에 기록합니다. 법명, 소관 상임위원회, 제1조(목적)를 내 말로 옮긴 한 줄, 7가지 부품 중 있는 것 체크, 그리고 이 법 뒤에 서 있는 기본권까지.
원문이 어렵게 느껴져도 걱정하지 마세요. 제1조(목적)만 제대로 읽어도 오늘의 탐험은 성공입니다. 2단계의 세 가지 질문을 손전등 삼아 목차를 훑으면 부품들이 보일 겁니다.
한 가지 중요한 안내가 있습니다. 관심 분야에 기본법이 없는 모둠이 나올 수 있습니다. 실망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흥미로운 발견입니다. 그 모둠은 조사지의 특별 칸을 채웁니다 — “왜 없을까? 있어야 할까?” 84개 목록은 완성된 것이 아니어서, 없는 이유를 추리하는 것 자체가 훌륭한 탐구입니다.
4단계 — 발표와 비교 (25분)
모둠별로 3분씩 발표합니다. 발표의 뼈대는 세 문장입니다.
“우리 분야의 기본법은 ○○입니다. 이 법에서 국가는 ○○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이 법 뒤에는 헌법 제○조가 서 있습니다.”
기본법이 없는 분야를 조사한 모둠은 “우리 분야에는 기본법이 없었고, 그 이유를 이렇게 추리했습니다”로 발표합니다.
발표를 들으면서 전체가 함께 칠판(또는 공유 문서)의 비교판을 채웁니다. 세로축은 모둠, 가로축은 7가지 부품입니다. 다 채우고 나면 두 가지 발견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같은 것 — 게임이든 환경이든 교육이든, 어느 분야의 기본법이든 7가지 부품이 비슷하게 반복됩니다. 기본이념을 선언하고, 책무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게 하는 뼈대가 똑같습니다.
- 다른 것 — 그런데 법 뒤에 서 있는 기본권은 분야마다 다릅니다. 어떤 법 뒤에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어떤 법 뒤에는 환경권이, 어떤 법 뒤에는 직업의 자유가 서 있습니다.
형식은 하나인데 지키려는 권리는 여럿 — 이것이 오늘 탐험의 가장 큰 수확입니다.
5단계 — 정리와 성찰 (15분)
마지막으로 토의 하나를 남겨 두었습니다.
“기본법이 점점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일까?”
두 입장이 있고, 어느 쪽도 정답이 아닙니다.
- 필요하다는 쪽 — 기본법이 생겨야 그 분야에 이념과 계획과 예산이 뒤따르고, 소외되었던 분야가 국가의 의제에 오릅니다. 기본법이 없던 시절의 환경이나 청소년을 떠올려 보세요.
- 남발이라는 쪽 — 모든 분야가 저마다 기본법을 요구하면 ‘기본’이라는 말의 무게가 가벼워집니다. 선언만 있고 집행은 없는 법이 늘어나고, 모법으로서의 지위도 흐려집니다.
짝과 2분씩 토론한 뒤 몇 사람의 생각을 들어 봅니다. 어느 쪽에 설지는 여러분 각자의 판단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마무리 문장을 완성합니다. 1단계에서 던졌던 한 줄 정의를 이제 여러분의 언어로 다시 쓰는 시간입니다.
“기본법이란 ______에 대한 국가의 약속이다.”
빈칸에 무엇을 넣어도 좋습니다 — 여러분이 오늘 탐험한 분야의 이름이어도, 그보다 더 큰 무엇이어도요.
선생님 메모
- 1차시: 1
3단계 / 2차시: 45단계 권장. 3단계가 길어지면 조사지 마무리를 2차시 시작으로 넘겨도 됩니다. - 3단계는 교실에 기기(태블릿·컴퓨터)가 필요합니다. 기기가 없다면 분야별·산업별 기본법 지도를 인쇄해 배부하고, 법령 원문 확인은 가정 과제로 돌리세요. 지도만으로도 분야 찾기·기본권 잇기 활동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 법령 원문을 어려워하는 학생에게는 “제1조(목적)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미리 안내해 주세요. 조문 전체를 읽어야 한다는 부담이 탐험의 즐거움을 눌러서는 안 됩니다.
- 이 수업은 우리 반 법 만들기와 짝을 이룹니다 — 그 수업이 법을 ‘만들어’ 보는 경험이라면, 이 수업은 진짜 법을 ‘읽어’ 보는 경험입니다. 순서는 어느 쪽이 먼저여도 좋습니다.
- 확장 자료로 기본권교육지원법 시민 초안을 소개할 수 있습니다 — “아직 없는 기본법을 시민이 직접 설계한 예”로서, 기본법이 없는 분야를 조사한 모둠에게 특히 좋은 후속 읽을거리입니다.